이번 추석에도 각 방송사들이 예외없이 풍성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한 가운데 패러디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수 편성돼 눈길을 끌고있다. MBC는 두 편의 패러디 프로그램을 들고 시청자를 찾아간다. 오는 10월 1일 오후7시에 방송될「뉴논스톱 패러디극장」은 영화, 다큐멘터리, 오락 등 각 분야의 최고프로그램을 선정해 그 형식을「뉴논스톱」스타일로 변신시킨다. 첫번째 코너 '엽기적인 그놈'은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한국영화「엽기적인그녀」를 패러디했다. 미남 탤런트 조인성이 영화 속 전지현처럼 엽기적인 성격 때문에 여자친구인 박경림을 연신 골탕 먹이는 남자친구로 출연한다. 두번째 코너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는「뉴논스톱」에서 가장 인기있는 출연자인 양동근을 주인공으로 한 휴먼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며진다. 양동근과 함께 다른 출연진들의 40년뒤 모습을 가상으로 꾸민 장면이 흥미롭다. 세번째 코너 '섹션TV, 뉴논스톱 통신'은 연예정보프로그램인「섹션TV, 연예통신」의 형식을 빌어「뉴논스톱」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게스트열전, 명장면모음, NG모음 등이 방송된다. MBC는 또 같은날 오후 5시 55분, 올해 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친구」(극본 김성원. 연출 박현석)를 패러디한 코믹드라마「가수극장-친구」를 방영한다. 영화「친구」의 명장면들을 인기가수들이 출연해 되살려내는 이 드라마는 곳곳에서 코믹한 반전을 삽입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던져줄 예정이다. 신화의 김동완과 전진이 각각 준석과 동수역을 맡았으며, 싸이가 중호, 성시경이 상택, 자두가 진숙으로 출연한다. 또한 임창정, 태진아, 류승준, 심신, 김현정등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 드라마의 연출자 박현석PD는 "가수들의 적당히 어설픈 연기가 오히려 드라마의 매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오는 2일 오후 8시 35분「두남자의 패러디쇼」를 방송한다. 개그우먼 이경실과 박미선이「두남자쇼」를 패러디한 '두여자쇼'를 선보이기도 하며, 신동엽과유정현을 비롯, 이경실, 조혜련, 박정웅 등이 대하사극「여인천하」를 패러디한 '여인네천하'를 꾸미기도 할 예정이다. 유정현의 리키 마틴 흉내도 볼거리. 한편, KBS도 오는 10월 1일 방송될「코미디 삼국통일」등을 통해 다양한 패러디코너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패러디 프로그램의 대거편성은 손쉽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촉박한 기간 동안 순발력있게 만들어져야하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의 특성상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고민없이 기존의 영화 또는 TV프로그램을 살짝 뒤틀어 색다른 맛을 창출해내는 패러디 프로그램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 또한 프로그램의 완성도만 높다면 낯익은 이미지의 변용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뉴논스톱」의 김민식PD는 "다양한 매체들이 공존하면서, 독창적인 아이템을 만들어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오히려 기존의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는 패러디가 더욱 대중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