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한민족리포트」(제작 제3비전)는 24일밤 11시 35분 이집트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한국인 김진홍 목사를 소개한다. 산유국이며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국제도시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카이로의 외곽 지역인 쇼브라는 연간 1인당 소득이 미화 1천 달러 정도에 불과한 빈촌이다. 김목사는 이곳에서 '코리아 메디컬 센터'를 운영하면서 정신지체아동 교육시설인 '천사원'과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보는 '노인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목사의 열정에 감동한 이집트인 목사가 무상으로 장소를 빌려줘 천사원 등은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그가 처음 이집트에 도착한 때는 1989년. 서울에서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4년간 목회 활동을 하다가 이슬람 지역에 관심을 갖게 돼 두 아들과 부인을 데리고 이곳에왔다. 이곳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하던 중 김목사는 이집트 빈민들이 처한 현실에 눈을 떴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베이비 워시'. 40%에 육박하던 영아 사망률이 빈민가의 열악한 위생상태 때문이라고 판단한 그는 90년부터 한인교회의 부인들을 모아 1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씻기고 건강을 돌봤다. 아이를 씻기는 것이 세례를 주려는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이집트 정보국에 체포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이내 이집트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단순히 씻기는 데 그치지 않고 아픈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소아과 의사를 고용하게 됐고 하나 둘 전문분야를 늘리다 92년 13개 진료과목의 의사를 둔 코리아메디컬센터를 차렸다. 외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진료소로는 처음으로 정부의 공식인가를 받은 코리아메디컬센터는 의료기기나 시설이 뒤떨어지지만 진료비가 다른 병원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인근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곳이 됐다. 지난해 가난한 병자뿐 아니라 소외당하는 정신지체아동을 위한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천사원'을 열었고 곧이어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의료시설 겸 양로원인 '노인원'을 설립했다. 천사원에서는 청각장애인, 심한 약시장애인, 팔이 불편한 지체장애인들이 비장애인 교사와 더불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노인원에서는 치료를 받다 사망하는 노인도 있고 완치돼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원비는 형편에 따라 받는다. 현재 김목사가 운영하는 세 곳의 시설에는 이집트인뿐만 아니라 영국인 수녀와 네덜란드인 의사 및 간호사,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까지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시설 운영비는 한국 단체의 후원과 현지 한인회 및 교회 성금 등으로 가까스로 충당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