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승(崔在昇)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이 17일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에서 진행된 영화진흥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영화진흥에 대한 영화인 여론조사 보고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재승 의원이 영화제작사의 협조를 얻어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일까지 영화인 3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화인들은 '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영화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탄생'(34%)을 첫손에 꼽았다.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이 25%의 응답률로 두번째로 꼽혔으며 '한국영화의 해외진출'(15%), '외국영화 직접배급'(12%), '영화자본 유입'(7%), '영화진흥위 출범'(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영화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영화'로는 「쉬리」(68%)가 「공동경비구역JSA」(32%)를 누르고 단연 1위에 올랐고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묻는 설문에서는「공동경비구역 JSA」(70%), 「친구」(18%), 「쉬리」(9%)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선진국 수준이다'(5%)라거나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39%)는 응답보다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44%)거나 '매우 제약돼 있다'(12%)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영진위의 운영과 활동에 대해 '대체로 잘하고 있다' 17%, '매우 잘하고 있다' 3% 등으로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대체로 못하고 있다'(22%)거나 '매우못하고 있다'(7%)는 응답이 긍정적 평가보다 많았으며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은 '보통이다'(49%)라는 의견을 보였다. '영진위 운영과 관련해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는 '영화진흥정책의 전문성확립'(26%), '현장 의견 수렴'(23%), '지원사업의 확대와 공정성 확립'(21%), '장기적 비전 수립'(11%), '위원 구성과 운영의 민주성 확립'(8%), '위원회의 자율성과독립성', '영화인 내부의 갈등 수습'(이상 4%) 등을 들었다. '앞으로 정부가 영화진흥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는 '영화인 복지개선'과 '영화인 제작근로환경 개선'을 꼽은 응답이 각각 40%와31%에 이르러 영화인들이 처우개선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드러냈다. 영화 제작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대체로 열악하다'(47%)거나 '매우 열악하다'(23%)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보통이다'라는 응답과 '대체로 양호하다'는응답은 각각 24%와 6%에 머물렀다. 제작현장에서 재해를 입은 비율도 39%에 이르렀으나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거나주변의 도움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각각 20%와 6%에 달했다. 보험으로 처리하는 비율이나 제작사에서 지원하는 비율은 각각 27%로 집계됐다. 영화인의 50%는 열악한 제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계약제 도입'이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노동조합 결성'(26%), '영화인의 의식향상'(19%), '정부 당국의 감독 강화'(5%) 등을 든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영화인 노조 건설에 대해서는 '매우 찬성한다'(41%), '대체로 찬성한다'(36%),'보통이다'(22%), '대체로 반대한다'(1%)는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즉시'(26%)라는 응답보다 '단계적 절차를 거쳐'(59%)라든가 '영화인의합의가 모아질 때까지'(15%)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한편 국내 영화상의 권위에 대해서는 '대종상'(54%), '청룡상'(22%), '백상예술대상'(8%), '황금촬영상'(4%), '영평상'(2%) 등의 순서로 응답했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영화진흥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친 인물로는 김대중 대통령이 71%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