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가 16일 밤10시35분에 `기인'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55)씨의 삶과 30년 문학인생을 다룬다. 이외수씨는 올 봄 우화집 '외뿔'(해냄)을 출간, 100살 먹은 도깨비 몽도리(夢道里)를 주인공으로 부조리한 우리 삶과 사회에 일침을 가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그는 43kg의 체중으로 하루 한 끼만 먹고 밤 새워 글을 쓰면서 컴퓨터로 채팅하고 운전도 하고 낮에는 그의 집을 찾는 독자들과 걸판지게 술도 마신다. 3년간 머리를 깍지 않았다. 6월 춘천시 교동 자택에 지은 '독자 사랑방' 격외선당(格外仙堂)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의 모습과 목소리가 비슷한 가수 이남이와 그와는 전혀 다른 깔끔한 외모의 탤런트 정보석도 시때 없이 그를 찾아와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눈다. 20평이 조금 넘는 이 공간에는 그가 일필휘지로 그린 메기 그림 등 묵화 20여점이 걸려 있고 신비의 꽃 '우담바라'가 피어 있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물질과 쾌락에 젖은 현대인들이 피안의 세계에서 안정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나 비몽사몽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선계(仙界)를 그릴 때의 그의 모습은 자못 치열하다. '황금비늘'과'벽오금학도'를 집필하던 8년간은 아예 방에 철문을 달아 밖에서 문을 걸게 했다. 글 쓸때 만큼은 오로지 자신만의 시공간에서 그 누구의 방해도 허락하지 않기 위한것이었다. 수없이 지웠다 쓰기를 반복하는 것은 아름답고 탄탄한 문장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다.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타고난 재능 덕분이 아니었다. 글 쓰는 이유에 대해 그는 "다양한 경험 속의 깨달음을 독자와 나누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머리보다 가슴을 먼저 적시는 작품세계도 마치 도(道)를 닦는 듯한 집필의 산물이다. 이번 「성공시대」에서는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세계 외에 가난했던 어린시절과 신문사 삽화와 작가 등으로 끼니를 때우다 미스 강원 출신의 부인을 만나는 과정도 소개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