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된 베니스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인 '현재의 영화'에 진출한「꽃섬」의 송일곤 감독이 5일 오전(현지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꽃섬」은 저마다 상처를 지닌 10대, 20대, 30대의 세 명의 여자가 우연히 만나 슬픔을 잊게 해 준다는 '꽃섬'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로드 무비다. 송일곤 감독은 "한국에서는 작가주의 영화를 상업 영화의 시스템에서 만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단편 작업을 하면서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배우들을 오래 관찰하고 기다리면 연기가 절정에 이른 순간을 포착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3일만에 시나리오를 쓰고 저예산으로 '꽃섬'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전통적인 사실주의 영화에 대한 경향이 강했지만 나는 그간 제작된 영화와는 다른,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간과 감자」「소풍」등 단편들을 통해 주로 인간의 상처와 상처의 치유 방법에 관심을 보여왔던 그는 "주변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고, 그 상처들이 어떤 식으로든 치유되길 바랐다"면서 "이 영화가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94)한 뒤 폴란드로 유학을 떠나 현재 폴란드 우츠 국립 영화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99년「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해 일찌감치 재능을 국제 무대에 알린 감독.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한「꽃섬」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