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창사40주년 특별기획 「이슬람」에서 이슬람교의 본질과 종교적 엄격함 뒤의 밝고 명랑한 모습, 사회적 규율을 통한 낮은 사회범죄율, 전통과 현대가 어울리는 공동체 등 이슬람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9월7일과 14일,21일,28일 밤11시5분 4부작으로 방송되는 이번 특집은 회교근본주의의 엄격함 또는 잔인성 등 왜곡되고 단편적인 이슬람세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취재기간 47일을 포함해 제작에 총 11개월이 소요됐고 사우디아라비아와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이란, 터키 등 중동 7개국과 말레이시아까지 8개 이슬람국가를 모두 섭렵해 만든 한국 방송사상 첫 이슬람 다큐멘터리이다. 시사교양국 윤영관 부장대우는 "올해가 유엔이 정한 '세계 문명 교류의 해'이고작년 이란의 하타미 대통령이 유엔에서 문명간 대화를 역설함으로써 '문명간 충돌'을 방지하자고 주장한데 주목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딱딱하고 어려운 종교 전문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이슬람인들의 진솔한 삶을 이해하고 이슬람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다룬다는 취지. 1부 '1422년의 순수, 이슬람!'(7일)에서는 서기 622년 모하메드가 종교적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피난한 이후 이슬람력으로 1천42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이어지는 생로병사 의례를 통해 이슬람인들의 삶을 조명한다. 11살난 터키 소년의 할례의식은 단순한 포경수술이 아니라 온 가족과 친지가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지는 엄숙하고 경건한 성인식이다. 춤과 노래, 기도 속에남녀노소가 한 이슬람인의 탄생을 축하하는 모습은 옛날 우리 농촌의 '들돌들기'를연상시킨다. 할례가 한 무슬렘의 탄생이라면 결혼은 한 가정의 탄생으로 이들의 결혼식은 서구 세계 어느 결혼식 못지 않게 명랑하고 낭만적인 축제이다. 가족 친지를 떠나보낸사람들이 공동묘지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모습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2부 '이슬람의 여인들'(14일)에서는 검은색 '차도르' 이면에 숨겨진 젊은 이슬람 여인들의 자유와 낭만, 엄격한 '남녀구별' 사회 속에서의 삶, 일부다처제에 순응하는 모습 등이 소개된다. 취재진은 특히 요르단 암만을 찾아 아랍의 악습인 '명예 범죄'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여기자 라나 후세이니를 통해 이슬람 여성의 사회활동과 미래를전망한다. 70세 남편의 세 번째 부인으로 살고 있는 28세의 한 이라크 여성과 온갖 난관을감내하고서야 이집트 남성과 결혼해 행복한 중산층으로 살고 있는 한국 여성 이순출씨의 삶도 함께 소개된다. 1부와 2부가 휴먼터치라면 3부와 4부는 르포 형식을 띤다. 3부 '르포, 신비의베일 속으로'(21일)에서 이슬람 종교의 본질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고 4부 '이슬람이 온다'(28일)에서 한국과 이슬람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21세기 이슬람이 차지하게 될 위치를 가늠해 본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