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방송단(KP)과 독일 키르히 미디어간의 월드컵 중계권 계약서 조인식이 돌연 연기됨에 따라 그 배경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하려던 한국방송협회가 불과 행사 1시간여전에야 조인식 연기사실을 공표해 오전내내 물밑에서 양측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됐음을 추측케했다. 일단 방송협회와 KP측 의견을 종합해보면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계권 판매 대행사인 독일의 키르히 미디어가 이미 우리측과 합의한 일부 조항을 본계약서에 잘못적용해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인식을 하루 앞둔 28일 밤 10시30분께 전달돼 온 키르히 미디어측의 본계약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잘못 적용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방송단측은 이를 인지한 뒤부터 곧바로 키르히측 관계자와의 `맨투맨 협상'을 통해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매달렸으나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조항은 HDTV(고화질TV) 방영권과 중계권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한국방송단은 당초 월드컵 64게임 모든 경기에 대해 HDTV 방영권과 제작권을 확보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키르히측은 기본계약서와는 달리 △경기수 △제작방법 △(한일간) 역할분담 등 일부조항에 대해 우리측과 달리 해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다른 관계자도 "지난 20-24일 일본 도쿄에서 잠정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만해도 키르히측이 모두 동의했고, `더이상 협의가 없다'는데 의견일치를 봤었다"면서키르히 미디어측의 협상태도를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