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언론사상 유례없는 265일간의 장기파업 사태를 겪었던 CBS가 또다시 내분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업사태가 타결된지 2개월여가 지났음에도 노사간 핵심 합의사항이 이행되지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노조는 재단 임시이사회가 열린 지난 24일 전국중앙위원회를 소집,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정관개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유감을 표한 뒤 회사측의 합의 불이행에 대해 법적대응 등 강력 대처키로 결의한 것이다. 노사양측은 앞서 지난 6월26일 9개월여 끌어온 파업에 종지부를 찍는 `CBS 화합과 새출발을 위한 합의문'을 통해 현재 재단이사회에 상정돼 있는 정관개정안을 7월31일까지 통과시킨다는데 합의했었다. 사장청빙위원회 제도 신설과 전문인 이사제도 도입, 경영자문위원회 제도 신설등을 골자로 하는 이 정관개정안이 통과되면 직원대표 3인이 7인으로 구성되는 사장청빙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는가하면 방송.경영전문인들이 재단이사로 참여할 수 있는길이 열려 전례없는 제도적 개혁이 현실화될 것으로 노조는 기대해 왔다. 그러나 회사는 당초 약속한 7월말까지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데다 정관개정을 위한 노사합의안인 `발전위원회안'과는 별도로 `규칙위원회안'을 만들어 재단 임시이사회에 상정함으로써 노사합의를 깼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또 이날 단행된 인사에서 박남훈(朴南勳) 보도국장과 한국연(韓國淵) 기획조정실장이 상무로 승진임명된 것도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권호경(權晧景)사장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9월4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결의 여부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오랜 파업끝에 정상화된 CBS의 향후 진로에 또다시 방송계안팎의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