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쓴 도망자와 이를 쫓는 냉철한 형사,그리고 이 둘과 복잡한 관계에 휩싸인 여자' 오는 9월3일 첫방송되는 KBS 2TV 미니시리즈 '순정'(월·화,오후 9시50분)은 쫓기는 자와 쫓는 자의 긴박함과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순정'은 지난해 방영돼 많은 열성 시청자들을 확보했던 KBS 주말드라마 '꼭지'의 정성효 PD와 이경희 작가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 이경희 작가는 "메마르고 척박한 시대에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영웅'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 정말 '멋진 남자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성효 PD는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꼴통'인 한 신출내기 형사가 살인 용의자를 추적하면서 알게 된 용의자의 여동생을 통해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고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큰 줄기"라고 설명했다. 순정의 출연자들은 인기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탤런트들이 대부분이다. 쫓는 자 '이찬석' 형사는 탤런트 류진이 연기한다. 그간 KBS 드라마 '비단향꽃무' 등을 통해 깔끔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온 류진은 이번에는 어딘가 뒤틀리고 꼬여 있는 반항적인 형사역을 연기한다. 많은 액션신을 소화해야 하는 형사역을 연기하기 위해 류진은 스턴트팀과 함께 각종 훈련을 받았다. 쫓기는 자 '강현기'역은 이종원이 맡았다. 대사는 거의 없고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의 상황을 표현해야만 하는 역이다. 이종원은 대사가 적어 단어 하나 하나로 많은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사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쫓기는 자의 여동생이며 쫓는 자와 사랑에 빠지는 '한세진'역은 KBS 주말드라마 '푸른 안개'의 이요원이 연기한다. '푸른안개'를 통해 털털한 모습이면서도 세밀한 감정을 잘 표현했던 이요원은 이 드라마에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몸이 약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고시생으로 나온다. 탤런트 염정아의 연기 변신도 볼거리다. 염정아는 억척스러운 경상도 여인 '호순'으로 출연한다. 강현기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리는 호순을 연기하기 위해 서울 토박이인 염정아는 요즘 경상도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사투리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미스코리아에 뽑힌 후 많은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손태영도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