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첫손에 꼽혀온 김성수 감독의 무협액션물 "무사"(제작 싸이더스.개봉 9월8일)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총 제작비 70억원에 기획.제작 기간 5년. 중국대륙 1만km를 가로지르는 강행군을 거쳐 탄생한 "무사"는 2시간30분여동안 시선을 압도하는 스케일,빼어난 비주얼,잔혹할만큼 사실적인 액션으로 심장을 달군다. 만든이들의 공이 곳곳에 배어있는 "무사"는 그러나 실망은 아닐지언정 아쉬움이 앞서는 영화다. 극한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들의 이야기인 "무사"는 선굵은 액션속에 심오한 철학까지 관통하는 장대한 대하 서사시로 올라설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그 언저리에 머물고 만다. 명예나 희생,충성과 신의,명분과 선택등에 관한 윤리학적 질문들은 풍부한 울림으로 확장되지 못한채 존재감을 잃는다. 영화는 중국의 원명 교체기 명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된 고려 무사들이 두번다시 고국땅을 밟지 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했다. 혼란의 한복판에 버려진 무사 9명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난의 여정에 오른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