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부 규슈(九州)지방의 미야자키(宮崎)현이 배창호 감독의 신작영화 「흑수선」에 현지촬영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서 화제를모으고 있다. 「흑수선」의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미야자키현이 일본 로케 비용을 100%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응하게 됐다"면서 "22일 선발대가 출발하는 데 이어 39명의 제작진이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고 9일 밝혔다. 최근 한국영화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부산ㆍ전주ㆍ거제 등이 앞다투어 세트장 건립이나 엑스트라 동원 등을 자원하고 있지만 외국의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영화 촬영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혼여행지로 이름난 미야자키현은 지난 4월 24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한 것을 계기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흑수선」 현지촬영을 유치하기로 했다. 영화에 미야자키현의 수려한 경관이 등장하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며, 최근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일본 극장가의 흥행에 성공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개봉 예정인 「흑수선」은 거제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1950년대와 2000년대를 오가며 한국 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친 미스터리 액션물. 미야자키현에서는 오병호(이정재 분) 형사가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공산주의자 한동주(정준호)를 추격하는 대목을 촬영한다. 미야자키현은 △배우 및 스태프의 항공료 및 숙식비 △차량ㆍ통역 지원비 △엑스트라 인건비 △촬영장비 대여비 △선발대 사전조사비 등을 지원하며 금액으로 따지면 총제작비의 10%에 해당하는 5억원에 이른다. 제작비 지원에 따른 반대급부는 없으며 헬기를 이용한 항공촬영으로 미야자키현의 전경을 화면에 담아줄 것만을 요청했다. 미야자키현은 현지촬영에 등장하지 않는 주연배우 안성기씨와 이미연씨도 초청해 배창호 감독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