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과 시청률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SBS TV 대하사극 '여인천하'의 극전개 방향이 크게 바뀐다. 그동안 이 드라마는 문정왕후(전인화)와 경빈 박씨(도지원)의 갈등과 대립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하지만 다음 주 방송분부터 탤런트 이휘향이 상인 '장씨'로 합류하면서 정치권과 경제권 간의 대립으로 변화한다. 남장에 무예실력까지 갖춘 장씨는 역관인 조선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넓은 식견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뛰어난 상인이다. 타협할 줄 알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을 갖고 있는 장씨는 조선과 중국을 넘나들며 무역업을 한다. 이런 장씨가 조선에 들어왔을 때 거상 백치수(김기현)는 장씨에게 능금(김정은)의 선생이 돼 달라고 부탁한다. 장씨는 처음엔 반대하다가 능금이 자신의 뒤를 이을 만한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고 허락한다. 이어 경빈과 손을 잡았던 장씨는 경빈이 축출되는 '작서의 변(灼鼠의 變)'이 일어나자 시련을 겪는다. 이 일로 장씨는 문정왕후와 난정에게 적대감을 품고 이후 반(反) 문정왕후 세력에게 지속적으로 정치자금을 대며 사사건건 문정왕후와 대립하게 된다. 김재형 PD는 "장씨의 등장과 함께 정경유착 정치자금 등의 이야기가 '여인천하'의 전면에 부각되면서 드라마 스케일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문정왕후와 장씨,난정과 능금의 대립이 숨가쁘게 진행됨에 따라 재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또 "거상 장씨를 통해 돈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 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여인천하'는 정치뿐만 아니라 장사하는 사람의 양식을 담고 있는 경제 드라마의 모습도 띠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역을 맡은 탤런트 이휘향은 "이 작품으로 사극에 출현하는 것은 세번째이지만 갓 쓰고 부채를 드는 등의 남장차림은 처음"이라며 "출연 제의를 받고 장씨 역을 어떻게 소화할까 고민을 많이 했으나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