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원불교의 두 성직자가 종교간의 화합과 이웃돕기를 위해 함께 그림 전시회를 마련한다.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송화랑에서 한국화전 '두 성직자의 이야기'를 여는 연제식(54) 신부와 정은광(44) 교무가 주인공이다. 광주 가톨릭대 출신인 연 신부는 석성 김형수 선생에게 그림을 배우고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화가다. 지난 72년 이후 10여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주로 산과 나무를 그려왔다. 증평성당,충주 연수성당 등을 거쳐 수안보 은티마을에서 농사일과 명상을 즐기며 그림을 그리는 연 신부는 "산을 바라보며 그리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보은교당에서 일하고 있는 정 교무는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철학과에서 미학 박사과정을 마친 학구파. 그 역시 '들꽃이라도 좋은 자연'을 화폭에 담아왔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3년 전. 평소 다른 종교의 성직자와 전시회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정 교무가 연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던 것.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새천년이 시작되는 해에 종교간 화합을 다지는 뜻에서 공동전시회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종교는 다르지만 두 사람의 교감은 남다르다. 정 교무는 연 신부를 형님으로 모시고,연 신부는 정 교무를 "함께 공부하며 그림 그리는 도반"이라고 했다. 연 신부는 이번 전시회 준비도 "정 교무가 알아서 하라"며 일임했을 정도다. 이번 전시회에서 연 신부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고즈넉한 겨울산야 그림 10여점을,정 교무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의 원불교 영산성지 풍경을 담은 10여점을 선보인다. 부산(7월8∼13,부산 서면 태화백화점 18층) 청주(10월18∼24일,무심갤러리) 익산(11월1∼8일,원불교 중앙총부) 전시회도 마련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