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전국 관객 8백만명 돌파. 개봉3개월만에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 수립. 기타 온갖 흥행신기록 싹쓸이. 상반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을 40%가까이 끌어올린 일등공신 "친구"는 아직도 박스오피스 5위권을 고수하며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부분 영웅신화처럼 이 "공신"역시 탄생하기까지 갖은 곡절을 겪었다. 제작전 수차례 엎어질뻔 한 위기를 겪은 이 영화가 빛을 보게된 배경에는 출중한 산파가 있었다. 바로 "친구"의 투자.배급사인 코리아 픽처스의 김동주 대표(36). 시네마서비스등 많은 제작사에서 고개를 저었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선뜻 투자를 결정했던 주인공이다. 영화뿐만이 아니다. 히트 뮤지컬 "시카고""렌트"에 이어 1백억원 규모의 초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도 투자를 해놓고 있다. 소위 "될 작품"을 고르는데 동물적인 감각을 지녔다는 세간의 평에 그는 대뜸 손을 휘휘 내젓는다. "그저 철저히 관객의 시선에서 영화를 고를 뿐입니다. 투자해달라는 시나리오를 받으면 내가 개봉 첫회를 보는것처럼 상상하면서 읽어요. 그리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지요. 재미있을까" 20세기폭스,익영영화사,피카디리 극장,일신창투를 거쳐 미래에셋 계열의 코리아픽쳐스에 스카웃된 그는 그 "간단한" 잣대로 "내마음의 풍금""8월의 크리스마스""유주얼 서스펙트"등 여러 영화들을 히트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투자 결정권을 전적으로 쥐었던 작품은 "친구"가 두번째.2타석째 만루홈런인 셈이다. "대박까지는 예상 못했지만 감은 좋았어요. 흥행에 제일 중요한 "영화의 힘"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다음으로 알파가 필요한데 "친구"는 386세대를 비롯해 다양한 나이대의 정서를 아울렀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JSA"신화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친구"의 메가히트로 충무로 배급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그는 영국 타임지에 충무로 영화인 최초로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박 투자사 대표가 내놓을법한 거창한 사업 확장 계획은 없다. "친구로 한국영화 4편정도에 다시 투자할 돈을 벌었을 뿐이며 따라서 사업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1년에 외화 6편,한국영화 4편정도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당장 메이저 배급사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배급력을 유지하려면 일단 일정한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마음에 안드는 영화까지 들어가게 되니까요. 계속 배급업계 마이너 리그의 메이저로 앞서가면서 틈새를 공략할 전략이예요. 알차게,길게 갈겁니다" "계단으로 올라간 사람은 계단으로 내려오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사람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는 김대표는 "제작자나 투자자는 선주지 선장이 아니예요. 오케스트라로 말하면 단장같은 역할이랄까요. 돈을 벌어서 재투자하고 단원들에게 나눠줘야지요. 괜찮은 선주,괜찮은 단장으로 열정과 재능있는 예술인들에게 다리를 놓아주고 싶습니다"고 했다. 글=김혜수 기자 dearsoo@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