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요셉 보이스(1921-1986)그리고 존 케이지(1912-1992)" 20세기 아방가르드운동의 선구자들인 이들 3인의 예술세계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을지로 1가 하나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하나은행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백남준,보이스 그리고 케이지"전은 케이지의 음악을 들으며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 20여점과 보이스의 석판화 5점 등 대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20세기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요셉 보이스와 백남준은 1960년대와 70년대 구미를 풍미했던 '플럭서스운동'의 멤버로 활동했다. 플럭서스운동은 기존 예술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반예술 전위운동.미국의 음악가 존 케이지는 당초 음악가였던 백씨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변신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백씨는 이번 전시에 '하나로봇' '이코노믹 수퍼 하이웨이' 등 올해 제작한 신작 2점을 선보였는데 그가 기업이미지를 작품에 도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경우다. '이코노믹…'은 은행의 특성을 반영해 모니터의 영상과 주식시세 전광판을 한데 엮어 끊임없이 바뀌는 정보의 흐름을 표현했다. '하나로봇'은 TV와 현금 인출기를 연결해 관객과의 상호교류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94년에 제작된 TV로봇인 '글로벌 그루브'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요셉 보이스의 석판화는 종이에 추상적 형상을 담은 것으로 80년대에 만든 것들이다. 존 케이지가 작곡한 '마르셀 뒤샹을 위한 음악' 등 4곡이 전시 기간 내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잡음이나 소음 나아가 침묵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케이지의 철학이 담겨있는 곡들이다. 7월1일까지.(02)2002-1882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