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7시 30분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세계 3대 테너'(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공연입장권을 산 관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공연장의 음향 문제일 것이다. 될수록 많은 관객을 동원, 상업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공연에서는 종종 공원이나 축구경기장 같은 야외공연장을 선호하는데, 날씨의 가변성과 더불어 이같은 야외공연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니뭐니해도 열악한 음향시설이다. 연주를 목적으로 지어진 콘서트홀과 달리 야외공연장은 음향효과 측면은 거의 고려하지 않고 지은 것이 태반이다. 이번 '세계 3대 테너' 공연을 주최한 MBC의 가장 큰 고민도 역시 음향 문제. MBC는 이번 공연에서 총 3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최고의 음향효과를 위해 투입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6억원짜리 스피커. 미국 메이어사(社)가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1대에 2천600만원짜리 스피커 100개가 무대 주변을 에워싸듯 설치된다. 메이어사의 이 스피커는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신제품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설비는 2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인 흡음판으로 무대미술 설치업체인 ㈜상신데코에서 제작한 300m 길이의 특수천이다. 이 흡음판은 잠실 주경기장과 같이 철제구조물로 된 야외경기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지나친 울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무대 맞은편 높이 18m의 천장을 40조각의 특수천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과거 다른 나라에서의 '3대 테너' 공연에서도 사용된 적이 없는 이 흡음판은 제작기간만 9일, 설치하는 데에도 9일이 걸렸다. 이 흡음판은 무대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맞은편 철제구조물 천장에 부딪쳐 반사된 뒤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울리는 것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MBC는 이와 함께 무대 양쪽에 400인치 짜리 멀티비전을 설치,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좌석에서도 성악가들이 열창하는 모습을 보는 데 지장이 없도록 했다. 또 무대의 곡선 트러스트를 우리 고유의 단청 문양으로 장식, 시각적인 효과를 살렸다. MBC 관계자는 "20만원이 넘는 입장권을 사서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위해 이 정도의 서비스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공연 당일 잠실 주경기장의 음향 효과는 전용 콘서트홀 수준에 버금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