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혜자씨가 10년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이 22일부터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공연된다. 「리타 길들이기」「의형제」 등을 쓰기도 한 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 원작의 이작품은 45세의 중년 여인인 셜리 발렌타인이 삶의 건조함을 깨닫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은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셜리가 창밖을 내다보다 냉장고에서 포도주를 꺼내 마신 뒤 벽을 향해 "벽아, 또 너하고 얘기해야겠구나"라며 말문을 여는 데서 시작한다. 이후 셜리가 털어놓는 그녀의 삶은 기계적으로 남편의 식탁을 준비하고 감정없는 남편의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녀들과는 도무지 대화조차 통하지 않는 생활의 반복. 오르가슴도 느껴 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 '결혼생활은 중동사태와 같고' 젊은 시절 느꼈던 행복감은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그녀는 여권운동가인 친구 제인의 제안에 따라 남편 몰래 그리스의 해변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연극은 부엌과 그리스 해변의 두 공간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연출을 맡은 극단 로뎀 대표 하상길은 10년 전 김씨가 마지막으로 연극 무대에 섰던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에서는 배우로 함께했지만 이번에는 연출가와 배우로 만나게 됐다. 공연 연습이 "재미있으면서도 떨린다"는 김씨는 관객이 있는 한 무기한 공연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시간 화.수.목.일요일 오후 3시, 금.토요일 오후 7시 30분. ☎ 736-760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