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상물의 해외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방송영상물의 해외수출이 지난 96년부터 지난 99년까지 평균 23.6%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엔 2.9%만 증가,총 수출액이 1천3백11만1천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 베트남 등이 정부차원에서 방송영상물의 수입을 제한하는 각종 제도들을 설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우 방송수출액이 지난 99년 전체의 23.4%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13.5%로 줄어들었다. 중국정부는 수입드라마의 황금시간대(오후 6시~오후 10시) 방송비율을 15%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동일한 드라마를 동시에 3개 이상의 성에서 방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베트남도 지난해 4월 "TV프로그램 교환 및 저작권 중계 센터"를 설치해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자만이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드라마의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도 방송영상물 수출증가세 둔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수출액 중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98년 53%를 기록했지만 99년엔 48%,지난해에는 37%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방송영상물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수출지역의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72%가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에 집중돼 있어 이를 미주 유럽 등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방송은 보통 25분이나 50분 길이로 만들어지고 있으나 외국의 경우 30분에서 60분짜리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만큼 수출유망 프로그램은 외국 방송에 적합한 형식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