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은 작곡가 이영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의 창작 오페라 '황진이'의 새로운 버전을 13-16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 99년 4월 같은 장소에서 초연된 오페라 '황진이'는 빼어난 재색으로 벽계수, 서화담, 지족선사 등 명사들과 교류하며 시조와 한시의 절창을 남긴 명기(名妓) 황진이의 불꽃같은 인생을 그린 작품으로 서울 초연에 이어 지난해 8월 베이징(北京), 올 4월에는 도쿄(東京)에서 각각 공연을 가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일본 천황 부처 등이 관람한 도쿄 신국립극장 공연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으며 현지 언론도 '훌륭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란 찬사를 보냈다. 이 교수는 서울 초연 이후 개작을 거듭, 초연 때에 비해 상당히 달라진 새 버전을 선보인다. 2막에서 '술꾼들 사중창'과 황진이ㆍ이사종의 '사랑 이중창', 독창과 여성합창으로 부르는 기생들의 '지조의 노래' 등이 달라진 대목이다. 초연 때 지적됐던 옴니버스식 구도와 시조창 나열 구조를 어느 정도 극복, 주인공인 황진이가 진득하게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 원로시인 구상이 대본을 쓰고 영화감독 이장호가 연출한 '황진이'는 동서양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 속에 선비춤, 장구춤, 바라춤 등 볼거리도 화려한 것이특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부터 줄곧 황진이 역을 맡아 섬세하고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인정받은 소프라노 김유섬과 함께 신지화가 주역에 가세한다. 황진이 어머니인 진현금 역은 메조 소프라노 정영자와 김정희, 지족선사 역은 베이스 김명지와 임승종이 맡는다. 일본 공연때 도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절찬받은 재일 지휘자 김정수가 프라임 필하모닉을 지휘한다. 박기현 단장은 "바그너풍의 웅장한 남성합창, 한국 고유의 정서가 흠씬 묻어나는 의상과 무대장식 등 풍부한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587-1950~2.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