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이 필요했어.아무도 내 진실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어" 로젤이 상처입은 가슴을 열어보일 때 객석은 어김없이 뜨거운 눈물로 젖는다. '로젤'. 김지숙이라는 스타배우를 배출하고,여성연극의 새로운 장을 열고,한국 연극계의 기록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일인극 로젤이 1991년 초연 이후 꼭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1만2천4백50회의 공연에 82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던 로젤이 여성연극을 넘어 인간연극,사회연극의 기치를 내걸고 관객을 다시 만난다. 정동극장이 6월 레퍼토리로 선정한 로젤은 독일 극작가 하롤트 뮐러의 대표작.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던 한 여자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꿈을 빼앗긴 후 억압과 상처로 얼룩진 삶을 돌아보는 모노드라마다. 로젤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성의 초상이자 기득권의 권위와 제도권의 편협함 속에 희생당한 이들의 표상이기도 하다. 처절할 만큼 아픈 내용이지만 따뜻하고 유머있는 전개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초연 당시 신들린 듯한 연기로 무대를 압도하며 로젤과 동명처럼 여겨졌던 김지숙이 다시 한번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꾸민다. 여성관객이나 단체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통상 오후 7∼8시에 시작했던 공연시간대를 조정했다. 평일 일요일은 오후 4시,금·토요일은 오후 10시에 심야 연극으로 공연한다. 월요일 쉼. (02)773-8960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