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한·일 합동으로 현대 오페라 '초월'을 공연했던 성악앙상블 '삶과꿈 싱어즈'가 또 한 편의 현대 실내오페라 '마네킹(Manekiny)'을 공연한다. 폴란드 소설가 브루노 슐츠의 원작소설을 토대로 폴란드 작곡가 츠비크니예프 루진스키가 대본과 곡을 만든 이 작품은 81년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작품에서 디자이너 겸 재봉사인 야곱은 여왕 드라가,불구자인 마부 에디,아나키스트 루케니 등의 마네킹을 만들고 그들을 치장하는 작업을 통해 불완전한 인간을 창조한 신에게 도전한다. 창작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사회로부터 격리당한 야곱의 현실과,그에 의해 창조된 마네킹들의 환상 세계가 2중 구조로 펼쳐진다. 철학적인 주제에 어둡고 장중한 노래가 많아 작품 자체가 다소 무겁다. 하지만 때로는 밝은 멜로디와 서정적 선율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단막 3장(80분)으로 구성됐으며 주인공을 부각시키기보다 출연자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특색이다. 독일 유학파 출신인 손성규 안현경 이병렬 이혜정 등이 출연해 독일어로 공연하고 자막을 제공할 예정. 계명대 작곡과 특임교수로 재직중인 작곡가 루진스키가 직접 연출하고 지휘는 폴란드 출신 표트르 보르코프스키가 맡았다. 공연은 6월9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7월1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각각 열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