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새 수목드라마 '로펌'의 연출자 정세호 PD는 여변호사 '윤진'역을 맡은 서정(27)에 대해 '한마디로 건방져 보이는 인상'이라고 평가한다. 정 PD는 "올해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에 나온 서정의 모습이 건방지고 거만해 보여 캐스팅했다"며 "자기 자존심이 강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고 말했다. 다소 엽기적인 영화 '섬'의 여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됐던 서정은 거의 1년동안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다 이번 드라마에 출연한다. "대사 한마디 없이 표정만으로 연기했던 '섬'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그후로 계속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에서만 출연섭외가 있었어요. 만약 그런 영화에 한번 더 출연하면 엽기적인 배우로 기억될 것 같아 다음 작품을 결정하는데 고민했어요" 이런 고심끝에 그녀가 맡기로 결정한 '윤진'은 도도하고 차가운 인상의 변호사다. 법조계의 실세를 아버지로 둔 윤진은 언변에 능해 아직까지 말로써 그녀를 이겨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어느 한구석 모자람이 없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찍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나 일하기 싫어 꽤 오랫동안 빈둥거린다. 그런 그녀가 '영웅'(송승헌)에게 빠져 그의 로펌에 합류한다. 그후 '영웅'을 놓고 '정아'(김지호)와 라이벌 관계가 된다. 극중 '윤진'처럼 실제로도 서정은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작고 하얀 얼굴,너무 강렬해 도발적인 느낌마저 주는 눈,말하지 못할 비밀이라도 갖고 있는 듯 굳게 다문 입술. 게다가 작은 목소리로 하고 싶은 말들을 또박또박 설명하는 그녀에게선 빈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자신이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 "학교생활에 대해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학교와 저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시절 거의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영화를 무척 좋아했던 만큼 짬 나는대로 각종 영화를 보러 다녔다. 지난 97년부터는 '눈물' '둘 하나 섹스' '아쿠아 레퀴엠' 등의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그후 영화 '박하사탕'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충무로에 들어왔다. "영화와 달리 촬영이 빨리빨리 진행되는 TV 드라마 제작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고생했어요. 하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갑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어색하지 않도록 아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겠습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