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셨다.

순백의 피부는 유리알처럼 맑았고 청회색 눈동자는 보는 이의 심장을 빨아들일 듯 빛났다.

9일 오후 ''물랑 루즈''의 기자단 시상후 회견장에 등장한 니콜 키드먼은 시선을 떼기 힘든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독차지했다.

이혼후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 자리에 나선 키드먼은 시종 명랑하고 쾌활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클럽가수로 열연한 그는 영화속에서 빼어난 노래실력을 과시한다.

극중 노래들은 립싱크가 아니고 모두 촬영현장에서 직접 부른 것.

키드먼은 "노래는 내면 감성을 표현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기 때문에 노래를 통해 연기 하는 것은 수월했다"며 "특히 이완이 불러주는 노래는 아주 아름다웠고 그가 노래할때 나는 마술에 걸린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은 매우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고 ''살아있는 뮤지컬''에 도달하기 위해 때로는 한 노래를 3백번 이상 불러야 했다"고 회상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연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까지 해야 하는 뮤지컬은 육체적으로 상당히 고된 작업이며 늘 최적의 몸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달린다"면서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촬영중 톰 크루즈와 이혼을 하고,무릎부상을 입어 다른 영화 출연까지 포기해야했던 그는 "이 영화가 당신에게 저주가 아니었는가"라는 다소 가혹한 질문에도 "저주라기보다는 감독은 나의 내면의 에너지를 최대로 끌어내어준 수호천사"라고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칸=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