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박동선과 코리아게이트'' ''김대중 납치 사건'' ''언론 통폐합과 언론인 강제 해직'' 등 한국현대사의 굵직하고 민감한 사건들을 재조명했던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세번째 시리즈가 오는 27일부터 방송된다.

지난 99년 13편을,지난해 15편을 각각 방송한데 이어 올해는 15편을 내보낸다.

방송시간은 매주 금요일 오후 9시50분.

이번 시리즈에선 ''보도연맹'' ''5·16 쿠데타'' ''반민특위'' ''한일협정''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자유언론 실천선언'' 등을 다룬다.

첫 방송되는 ''보도연맹''은 2부작이다.

보도연맹은 1949년 6월 좌익 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로 조직된 반공단체로 정식명칭은 ''국민보도연맹''이다.

가입자 수가 30만명에 이르렀던 이들 조직은 거의 강제로 조직됐으며 지역별 할당제가 있어 사상범이 아닌 경우에도 등록되는 경우가 많았다.

6·25전쟁 발발후 초기 후퇴과정에서 정부와 경찰은 이들에 대한 무차별 즉결처분을 단행했다.

제작진은 ''보도연맹''편을 제작하기 위해 학살현장의 발굴을 추진했다.

시리즈의 팀장을 맡고 있는 이채훈 책임PD는 "법의학자 광산전문가 고고학자 등으로 발굴팀을 구성,6·25 전쟁 당시 대구형무소 수감자와 보도연맹원 3천5백명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산의 코발트 광산을 3일 동안 발굴했다"면서 "반세기 동안 어둠에 묻혀있던 유해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사단의 사라진 작전 명령서'' 등에서도 피학살자의 유해 발굴을 시도했다.

이 책임PD는 "가해자들은 물론이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피해자들로부터 증언을 얻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단순함으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