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연의 정취를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했던 김환기(1913-1974)의 드로잉 작품을 감상하는 "김환기,선과 멋"전이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과슈(불투명 물감)수채 등 20여점을 내놨다.

김 화백의 드로잉은 유화작품 못지않게 독립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림의 착상을 항상 드로잉으로 간결하게 형상화 했는데 특히 선의 미학은 동양적인 풍류의 멋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담았다는 평을 얻었다.

그는 화가이면서 특출한 문필가이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에선 50년대에 그렸던 드로잉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답교""화실""항아리와 여인 1,2"등은 그의 문학적인 감성과 낭만적 상상력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

1952년 부산피난시절 그린 "항아리와 여인"은 해변을 배경으로 반라(半裸)의 여인들이 커다란 백자항아리를 이고 움직이는 낭만적인 드로잉으로 같은 제목의 유화 대작으로 이어졌다.

1941년 도쿄 체류기에 연필과 크레용으로 제작한 "무제"도 일찍부터 그의 드로잉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60년대 뉴욕 정착시기의 펜과 과슈작품도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구열 한국근대미술연구소장은 "드로잉에 드러나는 선은 자연스런 유연함과 리듬의 생명감이 두드러질 뿐 아니라 한국 풍류의 멋이 수반돼 독창적인 형상의 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20일까지.

(02)732-3558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