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앙드레 지드가 국내 연극무대에서 어깨를 겨룬다.

셰익스피어 원작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은 12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르고 지드 원작의 ''교황청의 지하도(Les Caves du Vatican)''는 오는 19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흥미 위주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요즘의 연극계에서 오랜만에 정통 고전들을 만날 수 있게 돼 반갑다.

베니스의 상인(번역·예술감독 이태주,연출 채윤일)은 새로 서울시극단장에 취임한 이태주 단장이 택한 첫 작품.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렸다가 살점을 도려내일 위기에 처하자 친구 약혼녀인 포오샤가 ''살점을 베되 피 한 방울 흘려서는 안된다''는 명판결로 구원한다는 잘 알려진 줄거리.

영상언어에 길들여진 현대관객의 감각에 맞게 빠른 극적전개와 풍부한 시각 이미지를 사용할 계획.

권성덕(샤일록),김혜옥(포오샤) 등 중견배우들이 출연한다.

29일까지.

(02)399-1647∼8

교황청의 지하도(번역·연출 문호근)는 예술의 전당측이 앙드레 지드 서거 50주년을 맞아 1914년 발표된 그의 마지막 소설 교황청의 지하도를 무대화한 것.

국내 초연이다.

중심축은 ''동기없는 살인''이다.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기차에서 밀어 떨어뜨린 남자 라프카디오와 로마 교황이 교황청의 지하도에 갇혀 있다며 사기를 치려는 일당의 음모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여론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제작비 2억원을 들인 대작.

박동우씨가 무대미술을 맡았고 최명수(77) 이윤미(52) 등이 출연한다.

29일까지.

(02)580-1234,예매(02)780-6400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