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인버스"란 악보의 처음과 끝에서 출발한 두 개의 연주가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는 음악형식이다.

바이올린에 얽힌 운명적인 사랑과 비극을 그린 이탈리아 영화 "캐논 인버스"(원제 Canon Inverse.감독 릭키 토나치)는 제목처럼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 세개의 플롯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합일되는 독특한 구성이다.

배경은 프라하.

바이올린 경매장에서 경쟁하던 늙은 블라우 남작(릭키 토나치)과 아름다운 여인 콘스탄자의 만남이 시작이다.

콘스탄자는 바이얼린에 숨겨진 "비밀"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30년대 사생아로 태어난 천재적 바이올리니스트와 유태인 여성 피아니스트와의 목숨을 건 사랑,그 안에 숨겨진 출생의 비밀들...

현재는 과거를 회상하고,과거는 또 그 이전의 과거를 회상하며 액자속 액자 구조를 만들어간다.

각기 다른 시간대의 이야기들은 가닥이 풀릴수록 조금씩 교집합 부분을 넓혀가다가 종래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바이얼린에 얽힌 "비밀"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영화 "레드 바이올린"을 떠올릴 만 하지만 음악에 얽힌 열정과,운명적 사랑,우정,출생의 비밀등은 지난해 개봉됐던 "글루미 썬데이"에 더 근접해있다.

초반 긴장감있던 전개는 후반에 팽팽함을 잃고 늘어진다.

하지만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가 전하는 매혹적인 바이올린 선율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영화다.

24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