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아(36)는 한결같다.

웃는 모습과 표정이 편안해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금세 친근감을 느낀다.

편안한 이미지로 벌써 11년째 아침 교양프로그램의 안주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줌마 팬들이 유독 많다.

인터뷰 중간에 불쑥 "정은아씨 안녕하세요"라며 끼여드는 아줌마팬에게도 일일이 미소로 응대한다.

"스물다섯살 처녀적에 시작한 아침프로그램이 벌써 11년이 됐네요.

결혼 8년차의 아줌마라 그런지 예전보다 주부시청자들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90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지 석달 만에 ''전국은 지금''의 MC를 맡아 방송을 시작한 후 7년2개월 동안 ''아침마당''을 진행했다.

"그때 프로그램의 언어 오남용을 줄이겠다며 한창 아나운서들을 MC로 활용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운좋게 처음부터 제 적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를 맡겨주신 것 같아요"

손범수 김병찬 아나운서 등이 동기다.

요즘 그는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으로 매일 시청자들과 만난다.

마침 26일 1천회를 맞는다.

"뒤늦게 MC로 투입돼서 5백회 특집때는 참 쑥스러웠는데 1천회때는 정말 안주인이 된 듯해서 기분이 좋네요"

아침프로그램 MC가 저녁시간대 오락프로에서 빛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정은아는 친근한 이미지와 차분한 언변으로 아침과 저녁시간대를 무리없이 넘나든다.

맡는 프로그램마다 보조에 그쳤던 여자진행자의 역할을 주연으로 바꿔놓는다.

MBC ''21세기위원회'' ''칭찬합시다''에서는 남자 진행자들과의 호흡을 조절하며 프로그램이 튀지않도록 완급을 조절해준다.

일복도 참 많다.

지난 1월부터는 케이블TV 채널F의 ''TV요리스쿨'' 진행까지 맡았다.

하선정 요리학원의 박희지 원장과 함께 한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집에서 요리를 즐겨하는 편이라 재미있겠다싶어서 시작했는데 시청자층이 요리자격증을 준비하는 분들이라 긴장이 되네요.

주부인 저로서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벌써 몇가지 요리는 남편에게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그는 방송일이 아무리 바빠도 집안일은 직접 챙기는 ''똑순이''다.

대학 커플로 만나 결혼한 남편이 가사일을 많이 도와주는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다며 은근히 남편자랑까지 한다.

바쁘게 살고 수입만큼 신고하고 저축도 열심히 한다.

10만원짜리 수표까지 일일히 신고하는 그를 두고 담당 세무사도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인터뷰 중에 국세청으로부터 오는 3월3일 납세자의 날에 상을 받게 됐다는 연락이 왔다.

"이런 상을 받는 날도 있네요"라며 웃는 모습이 무척 선해 보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