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케이블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사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장르변경,매각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송위원회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은 15개 사업자 가운데 온게임넷,채널F,코미디채널 등 일부 채널은 효과적인 틈새시장전략으로 시청자 공략에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대부분 채널들이 SO(종합유선방송국)확보 실패 등으로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DIY네트워크는 최근 부동산채널로 장르를 변경키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하고 곧 방송위에 장르변경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시청자가 반제품상태의 부품을 사서 직접 가정에서 조립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당초 지난해 11월께 개국할 예정이었으나 국내시장이 여의치않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장르변경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채널에서는 부동산에 관한 법률적 지식과 부동산 시세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DIY네트워크 관계자는 "DIY시장규모가 20조엔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아 장르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MBC에 28억원에 매각된 룩TV의 경우 인수자인 MBC측의 미디어전략에 따라 장르변경이 불가피해진 케이스.

케이블·위성방송사업에서 종합스포츠 드라마 게임채널 등을 운영할 계획인 MBC는 m·net측으로부터 인수한 룩TV를 게임채널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전문패션채널을 표방하고 방송에 들어간 룩TV는 방송 5개월 만에 방송장르를 변경하게 됐다.

15개 신규 PP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까지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 않은 가이드채널의 경우 사실상 방송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이드채널이 제공키로 한 가이드서비스가 SO에서도 공급이 가능한데다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웨더뉴스,이벤트채널 등의 신규PP들도 SO와의 계약부진과 다양한 콘텐츠 부족으로 아직까지 시청자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신규케이블PP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틈새시장전략과 정확한 시장분석이 신규 케이블방송사업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며 "방송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위성방송사업자나 다른 케이블PP 사업자들도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