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일을 해준다.

그 세명은 또 각각 다른 세명씩에게 도움을 베푼다.

도움받은 이들은 또 세명씩에게 사랑을 나누어 준다.

한명에게 출발한 사랑은 3의 무한 제곱만큼 확대되고 증폭된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원제 Pay It Forward.감독 미미 레더)는 "X같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소년에게서 시작된 사랑이 차갑고 메마른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중학교 1학년 사회교실.얼굴이 화상흉터로 얼룩진 사회선생 유진(케빈 스페이시)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꿀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실천하라는 과제를 내준다.

엄마(헬렌 헌트)와 단둘이 살고있는 트레버(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사랑나누기"라는 아이디어를 낸다.

부랑자에게 친구에게 선생님에게.소년이 내민 도움의 손길은 상처입은 이들의 마음을 토닥이고 달래며 점차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작은 촛불이 온 방을 밝히듯 소년의 작은 사랑의 실천은 점차 전국적인 사랑나누기 운동으로 퍼져나간다.

큰 줄거리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감동도 진하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학대로 온몸에 흉칙한 화상을 입게 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세상을 바꾸라"는 과제를 내 줬지만 정작 자신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마음의 방어벽속에 숨어 있다.

낮에는 카지노에서 밤에는 스트립바에서 일하는 엄마는 난봉꾼 남편에게 학대받고 알콜중독에 시달리며 삶의 무게에 지쳐간다.

방탕한 삶끝에 딸에게 의절당한 할머니는 손자와 딸을 그리며 거리의 노숙자로 살아간다.

소년의 사랑은 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세상과 대화할 수 있도록 보듬는다.

갈래갈래 얽힌 운명과 감정의 끈을 한가닥씩 들추어 풀어내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는 "매그놀리아"와도 닮았다.

도무지 아이같지 않은 "식스 센스"의 꼬마 주인공 할리 조엘 오스먼트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헬렌 헌트,"아메리칸 뷰티"의 케빈 스페이시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연기 앙상블이 눈부신 광채를 발한다.

하지만 비장미를 고려한 듯 한 비극적 마무리는 갑작스럽고 작위적이어서 아쉽다.

원제는 "다른사람에게 베풀라"는 뜻.17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