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대중화에 앞장서 온 KBS 다큐멘터리 ''역사스페셜''(연출 김정수,토 오후 8시)이 27일 1백회를 맞는다.

''역사스페셜''은 지난 98년 10월 첫방송을 시작한 이후 ''대고구려 영상복원 무용총! 고구려가 살아난다'' ''원효는 왜 파계승이 되었나'' ''고구려유민 고선지'' 등 숱한 화제작을 통해 우리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역사책 속의 케케묵은 활자에 불과했던 사건과 인물들을 3차원 스튜디오와 고증으로 재조명,안방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지난해 3월11일 방송된 ''한국의 폼페이 풍납토성''의 경우 풍납토성이 백제초기 수도 위례성일 수 있다는 학계의 의견에 신빙성을 더하며 이 지역이 문화유적으로 보존되도록 여론을 조성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그동안 방송됐던 내용이 책으로 엮어져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학계와 안방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해온 역사스페셜이 1백회를 기점으로 우리역사에 대한 보다 깊은 접근을 시도한다.

1백회 특집 ''천년 전의 벤처,해상왕 장보고''가 바로 그것.

1천2백년 전 자유무역을 꽃피우며 당시 동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와 페르시아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무역네트워크를 구축한 장보고의 성공비결을 현대의 벤처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

9세기에 활약했던 일본의 유명한 승려 엔닌은 "9척의 배와 60명의 훈련된 선원을 마련해 준 것은 초주의 신라인 집단"이라고 입당구법순례기에 기록하고 있다.

바로 이 신라인 집단이 장보고 선단이었다.

장보고 선단은 일어 중국어 신라어를 구사하는 통역을 확보하고 운하라는 물류망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다시 해상으로 전파하는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빠른 정보수집과 전달,물류체계 등을 통해 자유무역을 완성한 장보고 선단이야말로 9세기의 벤처기업"이라고 말한다.

''역사스페셜''은 그동안 수입품으로만 알려졌던 당대 최고의 사치품 중국 월주요를 장보고가 청해진과 강진 해남 일대에서 직접 생산했을 가능성을 가마터와 함께 제기한다.

또 장보고 선단의 본거지였던 청해진을 3차원 가상화면으로 완전 복원해 당시의 위용을 가늠해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