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앤블루스(R&B)그룹 "보이즈 투 멘"의 전성기는 1990년대 전반기였다.

"End of the road" "I''ll make love to you" "On bended knee" 등의 히트곡으로 "천상의 화음"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됐다.

지난 97년 발표한 3집앨범 "진화(Evolution)"가 신통찮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대중음악의 세계적인 조류가 힙합과 테크노로 흘러가는데 그들은 여전히 R&B와 발라드만 고집하고 변화없는 화음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긴 침묵을 지켜야 했다.

하지만 보이즈 투 멘의 평화로운 화음을 기다리는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팬들의 이런 "소리없는 환호"를 들어서일까.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붙인 새앨범 "나탄 마이클 숀 완야"를 들고 다시 팬들앞에 나타났다.

더욱 성숙해지고 호소력 짙어진 보컬과 화음이 이 앨범의 매력.그 매력을 국내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오는 27일 오후7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보이즈 투 멘의 두번째 내한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그룹은 지난 91년 데뷔당시 10대였다.

아이돌 스타이긴 했지만 지금의 R&B음악의 대중적 토대를 마련한 그룹이었다.

이후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네명의 멤버중 두명은 나이 서른을 바라보게 됐다.

R&B음악의 원숙함과 농익은 표현력을 갖출 수 있었던 시기였다.

보이즈 투 멘이란 이름은 소년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듣는 음악을 하겠다는 그들의 소망을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음악의 세대간 경계는 물론,최근들어서는 장르의 벽도 허물어 버린다.

R&B에 블루스와 아카펠라를 접목시키고 라틴스타일의 댄스음악,테크노 리듬까지 가미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들만의 음악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인종간의 장벽도 깨뜨린다.

흑인음악이 백인사회에 대한 공격적인 랩으로 방향을 잡아갈 때도 그들은 한 인종만의 음악이 아닌 인류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해왔다.

사랑과 화해,평화와 친선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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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