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영화제목으로는 길기도 길다.

독립영화계의 신성 남기웅 감독(32)의 6mm 디지털영화 "대학로에서..."는 제목부터 심상찮은 분위기를 풍긴다.

튀는 이름으로 시선을 끌어보려는 "불순한"의도? 그에 대한 의심은 60분 남짓한 상영시간 내내 이어지는 놀라움으로 이내 걷힌다.

매춘을 하던 여고생이 담임선생의 아이를 임신한후 그의 사주로 토막살해된다.

정체불명의 집단에 의해 암살용 기계인간으로 되살아난 소녀는 모든것이 담임선생의 계획이었음을 알고 잔인하게 복수한다.

광각렌즈로 왜곡된 영상과 원색적인 색감으로 구현된 비현실적 무대는 부도덕과 폭력으로 점철된 현실을 풍자하는 냉소적인 장이다.

지식층및 기성사회의 위선과 기만,성적 권력구조도 철저히 조롱당한다.

총상을 입은 여고생 배에서 탯줄에 달린채 튀어나오는 태아,녹색피를 흘리는 기계 신체,복수에 사용되는 남성성기형 총등은 하드코어 재패니메이션의 감성과도 닿아있다.

지난 5월 인디포럼2000,부천국제영화제,독립예술제 2000(개막작),디지털 영화제 레스페스트(폐막작)에서 상영돼 주목받은 "대학로..."는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30일부터 일반관객을 만난다.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소위 엽기팬이나 컬트영화팬을 열광시킬 만 하다.

하지만 평범한 영화를 선호한다면 거부감이 들 수 있겠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