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에 은행털이 3개 팀이 동시에 침입한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3인조 전문 털이범(진희경 김세준 임창정),정부인 여자 직원과 손잡은 그 은행장의 아들(이재은 윤다훈),경찰로 가장한 2인조 갱(김상중 박준규).목표는 모두 금고안의 3백만달러다.

각각 완전 범죄를 꿈꾸는 세 팀의 우연같은 만남 뒤에는 사실 속고 속이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코믹 범죄극 "자카르타"(감독 정초신.제작 시네마 제니스)는 철저히 반전을 위해 짜여진 영화다.

큰 그림을 좌악 펼쳐보인뒤 군데 군데 새로운 조각들을 더해넣으며 전혀 다른 그림으로 바꾸어낸다.

작품의 대부분은 "막판뒤집기"를 향한 퍼즐맞추기로 진행된다.

관객을 감쪽같이 속이며 벌어지는 지능적인 두뇌게임은 "스팅"이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등과 닮았다.

이야기를 뒤집는 아귀는 비교적 정교하게 맞물리며 치밀한 구조를 조직해낸다.

속도감있는 편집이나 만화적인 재치도 눈에 띈다.

문제는 "의외의 진실"이 드러난 순간에도 허를 찔린 통쾌함이 없다는 데 있다.

등장인물들의 일부 과장된 코믹 연기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후반 난데없이 배신당한 여인이 흘리는 서글픈 눈물과 그에 맞춰 깔리는 "짠한" 발라드는 의아할 정도로 전체적 톤과 비껴나 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크노 사운드도 리듬을 오히려 지루하게 한다.

올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정초신씨가 처음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자카르타"는 "완전범죄"를 뜻하는 범죄자들의 은어다.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