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한 15세 소년 플로리안.어느날 아침 불쑥 부풀어 오른 아랫도리가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 생활이 꼬이기 시작한다.

툭하면 깨어나는 녀석은 지나가는 여자 몸매를 훔쳐보며 휘파람을 불어대고 같은 학교의 글래머 여학생을 꼬시라며 부추겨댄다.

몸은 녀석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소년은 영 난감하기만 하다.

어릴적 단짝 여자친구는 달라진 그에게 섭섭함을 느낀다.

독일 신예 감독인 마크 로테문트의 "팬티속의 개미"(Ants In The Pants)는 처음으로 성에 눈뜬 사춘기 소년의 심리를 경쾌하게 그렸다.

그맘때 소년들이 겪을법한 성적 통과의례를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성인잡지에서 섭렵한 왜곡된 성지식을 해박한 척하며 읊어대는 친구나 여자들의 치마속을 몹시 궁금해하는 또래 남학생들의 호기심이 그럴듯하다.

창녀와의 "섬씽"처럼 일부 과장된 상황이 없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충분히 공감을 얻을 법 하다.

고등학생들의 성을 다룬 미국영화 "아메리칸 파이"를 독일식 중학생 버전으로 만든 셈.하지만 성적농담의 수위가 훨씬 낮고 우회적이다.

성기가 말을 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반면 전개는 평이한 편.국내 상영되는 필름은 영어 더빙판인 탓에 배우들의 입과 대사가 종종 엇갈리는 점도 아쉽다.

16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