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메이저리그야구 중계권 문제가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해외스포츠 중계권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방송사들의 재정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2002년 월드컵축구 중계와 미국의 스포츠전문케이블방송인 ESPN의 국내방영을 위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형편이다.

국내 방송 3사가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는 2002년 월드컵 중계권료 협상은 FIFA(국제축구연맹)의 방영권을 가진 ISL과 국내방송사간의 현격한 의견차이로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다.

ISL측은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때 국내방송사들이 지불했던 15억원보다 30~40배나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나 ISL측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국내방송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격보다 훨씬 높은가격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1백70억엔선에서 중계권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방송사의 협상창구인 KBS의 정철의 주간은 "월드컵을 노다지라고 생각하는 ISL측이 연간계약식인 한국의 스포츠광고 판매방식이나 시청패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케이블방송인 ESPN의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SBS 스포츠채널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내년에 스포츠채널을 개국하는 MBC가 ESPN의 국내방영권을 가져오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계권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개월 단위로 국내방송사들과 계약을 맺는 ESPN측이 MBC의 스포츠채널 개국 움직임에 벌써부터 중계료 인상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SBS 스포츠국 본부장은 "ESPN의 중계권이 스포츠채널 전체 매출액의 20%수준에 달하는데 중계료가 인상된다면 재정에 상당한 짐이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MBC가 따냈던 미프로야구 중계권료는 지난 97년 30만달러에 비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MBC가 내년부터 4년동안 메이저리그를 중계하기위해서는 대략 4백억~5백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3천만 달러 안팎의 중계권료와 10%의 부가가치세,위성사용료(게임당 약 1만달러) 케이블SO(종합유성방송국)마케팅비용 등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방송 3사는 위성방송사업 지분참여(약 5백억원)와 디지털방송전환(비용 1조8천억원)등 내년부터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하는 대형사업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스포츠중계권료가 최근 추세로 상승할 경우 심각한 재정압박을 받게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간의 이해충돌로 스포츠중계권협상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방송위원회나 특별 조정기구가 중간에 나서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