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나이 스물아홉.

"아직은 20대야"라고 발버둥쳐 보지만 뒷맛은 썩 개운치 않다.

때가 되면 결혼해야 한다는 통념이 여전히 지배적인 우리사회에서 주위의 눈총을 이겨내기 버거운 나이다.

이쯤되면 가족이나 앞서 결혼한 친구들과의 자리도 불편하다.

SBS가 오는 15일부터 방송하는 수목드라마 ''여자만세''(연출 오세강 극본 박예랑,오후 9시55분)는 안팎으로 결혼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독신여성의 생생한 삶을 가벼운 코믹터치로 그린 드라마다.

콩쥐팥쥐식의 선악구도와 만화같은 줄거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최근의 드라마 흐름과 달리 모처럼 현실감있는 소재를 택한 점이 눈에 띈다.

스물아홉의 다영은 "결혼 언제 하느냐"는 잔소리가 이제 지긋지긋할 정도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자신보다 무엇이든 잘 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이제 벤처기업의 실장까지 맡고 있는 슈퍼우먼 동생 서영 때문에 그녀의 스트레스는 더해만 간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된다.

다영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정석이 있다.

그런데 유일한 출구였던 정석이 딴 여자와 결혼발표를 한 것.

배신감에 온몸을 떨며 신혼여행지까지 쫓아가 복수를 다짐하지만 그의 행복한 모습에 마음 약한 다영은 발길을 돌리고 만다.

절망감에 자살소동까지 벌인 그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홀연 독신선언을 한다.

대기업 홍보실 사보담당으로 월 1백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과 중고차 그리고 부모의 도움으로 마련한 원룸,은행 현금잔고 30만원.

썩 순조로운 출발을 아니지만 이제부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겠다는 다영의 의지만큼은 남다르다.

결혼 후 첫 드라마 나들이에 나선 채시라가 다영역을 맡아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독신여성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영의 동생 서영역은 신세대 스타 채림이 맡았다.

김세윤 김영애 윤미라 이덕화 김찬우 변우민 소지섭 등이 함께 출연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