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양일간 실시된 방송위원회와 KBS MBC 국정감사에서 방송사들의 독립프로덕션에 대한 불공정 거래관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독립제작사와 프로그램을 계약할 때 지나치게 낮게 제작비를 책정하고 협찬금 부담을 요구하거나 대금지불을 지연하는 등 여전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 3사가 지난 한해동안 집행한 총 외주제작비는 1천2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7천5백억원)의 5.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MBC가 매출액의 7%(2백99억원)를 외주제작비로 사용,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SBS는 6.6%(2백40억원),KBS는 5.0%(4백70억원)로 나타났다.

요즘 외주제작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인색한 투자는 결국 독립제작사들의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현재 전체 TV 독립제작사 1백43개 업체 가운데 42개사(29.3%)가 제작실적을 한건도 못올리고 있으며 제작인력이 10명 이내인 영세업체도 73개사에 달하고 있다.

독립제작사가 외주를 받아 제작한 프로그램 저작권 소유권을 방송사가 갖는 관행도 대표적인 불공정거래행위로 지적됐다.

방송 후 2년이 지나면 저작권을 독립제작사에 양도하는 일본과 달리 국내 방송사들은 방송권과 저작권 모두를 영구 소유한다.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8년의 경우 전체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93.1%가 방송사에 귀속된 것으로 집계돼 방송 3사의 독과점 지배력이 외부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감장에는 방송사들의 외주제작비 집행실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방송사들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방송위가 강력한 행정지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일부 의원들은 영상산업 육성을 위해 외주제작의 ''편성쿼터제''와 프랑스 경우처럼 총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프로그램 제작에 재투자하는 ''제작쿼터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