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분노''(연출 정을영,극본 고선희)가 드디어 23일 첫 방송된다.

드라마 촬영 초반의 PD교체,김승수 이훈 두 남자 주인공의 중도하차,이로 인한 여주인공 김남주의 출연거부 등 ''천사의 분노''는 이미 만신창이 상태나 다름없다.

SBS 주변에서는 "고사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여주인공 은하 역을 맡게 된 김유미(20)는 벌써부터 꽤나 부담스러운 눈치다.

그는 "시작도 하기전에 이런 일들이 생겨 이제 드라마의 성패 여부가 고스란히 연기자들의 몫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직 신인급 연기자라 할 수 있는 그에게 이번 드라마는 계속 연기자로 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인 셈이다.

"솔직히 처음 출연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저도 고민이 됐어요.

하지만 어차피 한번쯤 겪어야 할 일이라면 드라마의 상처까지 고스란히 감내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제 겨우 두번째 드라마지만 지난 여름 드라마 ''경찰특공대''의 시사회장에서 만났을 때에 비해 몰라보게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거푸 주인공 자리를 꽤찬 비결을 묻자 자신있게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단다.

"자기 전에 꼭 기도를 해요.

주인공도 아니고 스타가 되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계속 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만 해주세요''라고 하는데 그런 제 소원을 잘 들어주시나봐요"

사회에 갓 진출한 청춘 남녀의 일과 사랑을 다룬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두 남자 정민(안정훈)과 준수(이세창) 사이를 오가다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는 비련의 인물이다.

''경찰특공대''에 이어 마지막을 죽음으로 장식해서 아쉽지만 지금은 이런 세세한 감정에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천사의 분노''가 계륵이 될 지 아니면 효녀 드라마가 될 지는 그녀의 어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두번째 작품인 만큼 많은 것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시청자들이 예전보다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느끼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