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바뀌었더라면…''

''다른 사람이 범인이었다면…''

드라마를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 해본 상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혼자서 애태울뿐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SBS가 오는 24일부터 방송하는 월화드라마 ''그녀를 보라''(연출 이현직,극본 김영찬)는 이런 시청자들의 욕구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SBS는 이 드라마를 TV와 인터넷에서 서로 다른 내용으로 전개하는 멀티캐스팅(multi-casting)을 시도한다.

주인공 남자가 뒤쫓는 여자 주인공을 두명으로 설정한 뒤 한쪽은 TV에서 나머지 한쪽은 인터넷(www.sbs.co.kr)에서 방송하는 것.

드라마 전개방식도 서로 다르다.

TV에서는 코믹하고 조직간의 액션 위주로 전개되지만 규제로부터 보다 자유로운 인터넷상에서는 엽기적이고 미스터리한 내용으로 다룰 예정이다.

''그녀를…''는 조직보스의 명령으로 다이아몬드를 훔쳐낸 판석(안재모)이 다시 행방이 묘연해진 다이아몬드의 뒤를 쫓으면서 시작된다.

판석은 용의자로 보이는 두 여자 지희(황인영),지니(이지현)와 맞닥뜨린다.

과연 누가 보석을 갖고 있는 것일까.

TV에서는 판석이 지희를 범인으로 보고 뒤쫓지만 인터넷에서는 지니를 추적하는 내용이 방송된다.

마치 몇년 전 방송됐던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인생극장''과 유사한 포맷이다.

영화 ''미인''에 출연했던 이지현은 인터넷 드라마속의 주인공을 맡아 농도짙은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그가 맡은 지니의 캐릭터도 눈길을 끄는 대목.

지니는 친구인 지희를 사랑하는 동성애자로 등장한다.

TV는 24일 1,2회가 한꺼번에 방송되며 인터넷에서는 25일부터 매일 3분씩 3주 동안 방송된다.

지금까지 재방송 차원에 머물러있던 방송사의 인터넷방송 기능을 한차원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는 이번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두배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드라마 형식으로 자리잡을지 관심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