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방송위원회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은 신규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속속 본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채널F를 비롯 온게임넷 한경와우TV SBS축구채널 룩TV가 이미 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0월부터는 코미디채널과 이벤트방송 WEN TV가 개국한다.

이밖에도 e채널이 현재 시험방송중이며 나머지 채널들도 개국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시청자들이 이들 신규채널을 안방에서 모두 볼 수 있을 지 아직 미지수다.

신규채널 방송은 프로그램을 안방 시청자에게까지 전달하는 SO(종합유선방송국)를 제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PP 가운데 제일제당이나 동양제과 계열의 MPP에 속한 채널F,룩TV,온게임넷은 비교적 순조롭게 SO를 확보해 나가고 있지만 그밖의 대다수 신규채널은 SO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월에 개국하는 코미디채널의 경우 현재 전국77개 SO 가운데 20여개 SO를 확보했으며 웬TV는 10여개를 잡아놓은 상태다.

대다수 SO들은 장비와 용량부족을 이유로 방송여부에 대한 확답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PP관계자들은 "SO들이 홈쇼핑은 3개 채널에서 틀어주면서 신규 PP들에는 용량이 부족해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잇속챙기기에 불과하다"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부 SO들은 방송을 내보내고 싶으면 웃돈을 내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규채널의 방송여부는 SO가 쥐고 있는 셈이다.

이 업무를 감독 조정하는 방송위원회와 케이블협회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는 상태다.

이들 기관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채 오로지 "현황 파악중"이란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PP 관계자들은 "방송위가 5억원이나 되는 방송발전기금을 받고서 신규PP사업자를 승인한 만큼 최소한 시청자에게 채널선택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은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