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이 이번에는 공자의 "논어"를 화두삼아 시청자를 찾는다.

오는 10월부터 매주 금요일 KBS1의 "도올의 논어이야기"(연출 박해선,오후 10~11시,11시30~12시30분)를 통해 1백20분씩 논어강의를 펼친다.

올해 초 EBS의 "노자와 21세기"에서 보여줬던 그의 거침없는 화술과 파격적인 사유를 다시 보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자가 죽어야 한다,살아야 한다"는등 공자에 대한 논쟁이 올해 초 반 출판계의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김용옥이 왜 21세기의 문턱에서 뜬금없이 공자를 들고 나온 것일까.

이에대해 그는 "공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공자를 얘기하지만 정작 인간 공자는 없다.

공자가 뱉어놓은 말 몇마디와 유교적 인습을 두고 모두 공자를 논하고 있다.

공자의 언행이 담긴 "논어"는 일반인들이 막연히 느끼고 있는 도덕교과서가 아니라 공자가 제자들과 만들어낸 단편 드라마다"

그는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통해 "그 사라진 드라마를 살려내 동시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컨템퍼러리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고리타분한 강의가 아니라 때로는 토크쇼같고 때로는 다큐멘터리같은 인텔렉츄얼 쇼(Intellectual Show)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논어에 정통한 석학은 물론 서태지 같은 가수 연예인들도 초대해 함께 인간 공자의 이야기를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자와 공자,서로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외면적으로는 달라보이지만 모든 제자백가의 사상은 공자에서부터 출발했다.

차이는 노자에는 인간은 사라지고 사상만 남아있을 뿐이지만 "논어"에는 공자라는 구체적인 인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 공자를 유교라는 좁은 울타리안에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논어 맹자 등의 유교경전 대신 한비자 묵자 순자 등 공자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담긴 담긴 외경을 주로 읽었다"며 "덕분에 머리가 커서 읽은 논어 맹자는 오롯히 내것이 됐고 머리속에는 이미 내 나름의 공자의 형상이 만들어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의는 도올 김용옥을 빌려 공자의 시대정신을 말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도올은 지난 6월 가족,제작들과 함께 공자의 고향인 곡부를 비롯 중국현지를 둘러보고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도올이 직접 출연하고 나레이션을 넣었다.

그는 "지난 86년부터 기획해온 공자의 인간드라마를 대중앞에서 설명하겠다는 꿈이 이제서야 실현된 것 같다"며 "공자도 못해본 이런 대형강의를 하게 됐으니 대단한 행운아인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올의 논어이야기"는 10월6일 제1강 "배우니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를 시작으로 1백 강의가 1년여에 걸쳐 방영될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