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영화전문 채널인 캐치원(채널31)과 OCN(채널22).

두 채널 모두 국내 대표적 MPP(복수채널사용사업자)인 ''온미디어''에 속해있지만 속내는 퍽 대조적이다.

일반영화 채널인 OCN은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도 약 5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유료채널인 캐치원은 올해도 적자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결국 두 채널이 택한 ''공생''전략은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한 공격적 마케팅.

지난 5월부터 캐치원과 OCN의 경영을 맡은 박준선(43) 대표이사는 취임 3개월만인 지난 21일 그동안 구상해온 마케팅 전략을 밝혔다.

그는 "캐치원의 경영구조 개선과 시청자 확대가 1차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영화를 장르별로 방송하는 멀티플렉싱 편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기존 가입자들은 추가 비용부담없이 캐치원 코미디,캐치원 액션 등 장르와 시간대별로 나뉜 영화들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최대 영화채널인 HBO(Home Box Office)는 본방송 외에 장르를 6개 채널로 다양화한 멀티플렉싱 전략을 통해 이미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와 함께 두 채널의 인지도 제고와 시청자 확대를 위해 HBO나 시네맥스의 브랜드 도입을 위한 물밑협상도 추진중이다.

박 대표는 "유료채널은 양질의 서비스가 성패의 관건이다"며 "국내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개봉한 직후에 캐치원을 통해 방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동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화만 내보내던 HBO가 자체제작 시리즈물을 통해 가입자들을 확대한 사례처럼 캐치원도 앞으로 시리즈물을 제작,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과정까지 마친 박 대표는 미 동부 지역의 최대 TV서비스 회사인 ''애틀랜틱 비디오''사장을 지낸 미디어 전문 경영인 출신.

디스커버리 MTV CNN 등 굵직한 케이블사에 프로그램들을 제작,공급하며 이 회사를 워싱턴 일대의 최대 규모로 키워놨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워너 뮤직 코리아''사장을 역임했다.

"20년 이상 시장을 키워온 미국과 달리 한국의 케이블 산업은 너무나 단축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기형적"이라는 진단처럼 복잡하게 얽힌 국내 케이블환경을 헤치고 그의 서구식 마케팅전략이 빛을 발할 지 주목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