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주말극 "덕이"(연출 장형일)가 오는 30일(30회)부터 5년 뒤의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귀덕과 귀진의 성인 역으로 김현주와 강성연이 각각 출연한다.

두 사람은 당초 20회 전후에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아역 연기자들의 높은 인기때문에 시기가 늦춰졌다.

지난 22일 충남 성안의 국립축산 기술연구소.

성인이 된 귀덕과 귀진은 후텁지근한 날씨속에서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덕이"의 타이틀 촬영이 한창이었다.

귀덕 역의 김현주는 70년대풍의 꽃무니 하늘색 원피스에 "에나멜" 학생구두 차림이다.

"언제쯤 출연하게되나 손꼽아 기다렸어요. 그동안 "덕이"를 모니터하고 사투리와 시대상황에 대해 어른들께 도움말씀을 들으며 준비를 해왔어요"

아역 귀덕을 맡았던 신지수의 야무진 연기가 호응을 얻어 부담도 적지 않다.

"원래 성격 대비가 뚜렷한 악역보다 착한 역할이 훨씬 힘들잖아요.
게다가 어린 귀덕 역의 지수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솔직히 부담이 되네요"

촬영장에서 만난 신지수를 붙잡고 "너 지금부터 조금만 못 해라"고 농담까지 할 정도란다.

김현주와 연기대결을 펼친 귀진 역의 강성연은 핑크색 원피스 차림이다.

더위속에서 스타킹까지 신고있어 땀을 비오듯 쏟았다.

"그동안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했어요. 감독님이 아역배우들에게 미련을 못 버려 현주랑 전 잘리는 거 아니냐며 우스갯소리까지 했어요"

강성연은 귀진의 캐릭터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벌써 귀진이의 모습에 많이 동화가 된 것 같아요. 드라마를 지켜보면서 귀진이와 제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강성연은 캐스팅이 결정된 후 귀덕이 더 잘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그는 "항상 제가 어떤 역을 맡으면 그 상대역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런 주위의 예상을 뒤집는 게 연기의 재미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김현주와 강성연은 MBC "내가 사는 이유"로 함께 데뷔한 사이."덕이"는 벌써 세번째 함께 출연한 작품이다.

서로를 편안하게 느끼는 절친한 사이지만 "덕이"에서는 상반되는 배역을 통해 각자 다른 빚깔의 연기를 펼친다.

두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은 연기대결이 "덕이"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 같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