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가질수 있고 무엇을 가질수 없는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인가.

국내 마임계를 이끌고 있는 유진규씨의 마임작품 "빈손"이 던지는 물음이다.

이 작품은 1998년 충남 공주 아시아1인극제에서 처음 선보인 뒤 매년 버전을 업데이트시켜 왔다.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빈손일때 비로소 자유로울수 있다"는 답은 여전하지만 그 매개체,요즘 말로 컨텐츠는 옷을 갈아입었다.

"2000년판 빈손"이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열린다.

2000년판은 기존 4개의 독립적인 테마에 "신칼"과 "정한수"를 추가했다.

"신칼"은 무당이 쓰는 신칼과 몸이 하나로 어우러져 신칼도 아닌,몸도 아닌 혼령의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

"정한수"는 깊은 밤 정한수 한 사발을 떠놓고 홀로 앉아 무언가를 비는 마음을 촛불과 그림자,물소리 등으로 그리고 있다.

가장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빈손",시각적인 효과가 돋보이는 "향","한지","상여소리"도 함께 무대에 올려진다.

일반적인 사물놀이가 아니라 좀더 무속적인 측면을 강조한 사물놀이가 유진규씨네 몸짓의 공연을 뒷바침한다.

이 작품은 특히 오는 8월초 프랑스의 "2000 미모스 마임축제"와 독일의 "2000 하노버엑스포 기념 국제종교연극"에 초청 공연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1983년부터 시작된 미모스마임축제는 작품성을 중시하고 새로운 경향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세계적인 마임축제.

독일 공연도 프린지나 오프스테이지가 아닌 공식 초청작이어서 의의가 크다.

(02)6223-5830

장규호 기자 seinit@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