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조직위원장 송승영)가 13일부터 21일까지 화려한 장정을 펼친다.

초청작은 30개국의 1백40여 작품.97년 첫막을 올린후 올해 4회째인 부천영화제는 조직위원회가 대폭 개편됨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영화제를 기획한 프로그래머 송유진씨는 "사랑.환상.모험이라는 그동안의 주제가 너무 광범위했다는 판단에 따라 새롭게 시작하는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자유 저항 반란을 모토로 택했다"고 말한다.

이번 영화제는 기존의 "부천초이스"를 공식경쟁부문으로 바꾸었고 "월드 판타스틱 부문"을 "제한구역""월드 판타스틱""영화광장""가족영화"등으로 세분화했다.

공식경쟁부문에는 장편 10편,단편 8편의 18개 작품이 선정됐다.

철저한 저항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통스런 삶을 광폭한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이 주를 이룬다.

"네임리스"(스페인)"위치 크래프트"(아이슬랜드)"죄와벌"(미국),"딥 인더 우드"(프랑스)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작품상 감독상 관객상등 9개 부문을 시상한다.

월드 판타스틱 부문은 경쟁부문에 아깝게 들지 못한 작품들을 모았다.

호러,스릴러,SF,판타지 영화들의 최신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영화제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자리다.

일본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공포물 "링 0,1,2"를 연달아 상영하는 "링 나이트"와 히구친스키 감독의 "소용돌이""모텔 휠스"(유고)등이 화제작으로 꼽힌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부문은 등급외 상영작을 모은 "제한구역".올해부터 심의가 면제돼 모든 작품을 무삭제로 틀게 된다.

특히 21세 미만 관람불가로 제한된 6개작품은 과격한 성적 탐닉과 어린이의 존속살인,무자비한 살상이 난무해 "문화충격"이 예상될 정도.

송유진씨는 "제한구역이 "제한작"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관객들의 논의를 이끌어내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포르노 산업에 대한 다큐멘터리 "X등급 영화의 은밀한 영화"등 작품성을 겸비한 파격적인 작품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밖에 "가족영화","영화광장"을 비롯해 "핀란드 특별전""메이드 인 코리아""단편영화전"도 마련된다.

송씨는 "한국의 로드리게스라는 손재국 감독의 "너무 많이 본 사나이"나 경악스러운 과격함으로 미국 평단에서도 외면받았던 "록앤롤 프랑켄슈타인"다큐멘터리 "구로자와 아키라:마지막 황제""핀란드 영화제"도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제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날카롭게 들춘 매리 해론 감독의 "아메리칸 사이코"로 막을 올리고 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가위"를 폐막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입장권은 일반상영작 5천원,심야및 개.폐막작 1만원이며 전화(02-538-3200)나 인터넷(www.ticketpark.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부천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에서 얻을 수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