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와 다리 없는 귀신,먼 이국땅에서 불원천리 찾아오는 드라큘라와 좀비,우주선까지 잡아타고 날아오는 에이리언들,평범하고 소심한 이웃집 남자가 시퍼런 칼을 들고 달려드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주위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가만히 누워있어도 절로 땀방울이 맺히는 무덥고 긴 여름밤을 보내기에 공포영화는 안성맞춤이다.

영화전문 케이블채널 캐치원(채널31)은 7월과 8월 두달간 모두 6회에 걸쳐 장르의 벽을 넘나들며 소름돋는 사연만을 모아놓은 SF 납량특집 시리즈 "나이트 월드"(매주 화요일 오후 10시)를 마련한다.

1998년 캐나다에서 TV용 영화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발한 상상력과 잘 짜여진 스토리,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 등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밤의 세계"가 갖는 비이성과 광기,초자연적인 힘 등을 소재로 한 치밀하고 섬뜩한 장면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4일 방송하는 "길 잃은 영혼"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다"는 조용하고 불길한 예감으로 시작된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정원과 저택을 둘러보던 네명의 가족들.

호기심 많은 아들 빅터가 수상한 기계를 발견한다.

기계가 작동될 때마다 들려오는 어린아이들의 비명소리에 시달리던 가족들이 8년전 마을에서 두 아이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포는 더해간다.

11일 "사라진 30년"편은 억압적인 사회와 국가 권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18일 방송되는 "사이버 스토킹"은 인간의 상상력만으로 완성되는 미래의 나이트 클럽을 통해 통제 불능인 컴퓨터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밖에 "킬러 딜"(25일)"생존자"(8월1일),"리들러의 달"(8일)등이 차례로 방송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