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

사실일까.

사랑만 있다면 정말 모든 흠이 덮어질까.

대부분은 단호히 고개를 내젓는다.

인생이란 순정만화와는 다르니까.

"신불료정""색정남녀"의 이동승 감독이 만든 "진심화"는 그러나 만화같은 이야기를 빌려 사랑에 대한 믿음을 전한다.

줄거리는 순정만화에서 흔히 보이는 기승전결을 밟는다.

현실에선 찾기 어려운 착하고 멋진(돈도 많은) 남자 주인공과 가난하지만 매력적인 여자 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창 감정이 무르익을 무렵 부모나 여주인공보다 모든 조건이 월등한 남자의 옛 애인이 나타나 둘 사이를 방해한다.

결국엔 극적인 사건으로 사랑을 확인한다.

로맨스를 이끌 주인공은 잡지사 사진기자 아심(하윤동)와 술과 마약에 쩔어 사는 열아홉 불량 소녀 아진(범문방).

3주간의 동행취재 계약을 맺은 아심과 아진 사이에는 애틋한 감정이 싹튼다.

차태현과 구본승을 섞어놓은 듯한 외모의 하윤동은 순진한 표정과 미소로 풋풋한 매력을 발산한다.

여자친구 눈에 안약을 넣어주고 손수건까지 챙겨주는 따뜻하고 자상한 모습이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하다.

싱가포르 출신 범문방의 귀엽고 깜찍한 연기도 인상적.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들의 사랑이 예쁘다.

홍콩 누에보 영화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동승 감독은 서정적이고도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뻔한 연인용 대사들도 중국어 특유의 고저장단에 실려 색다른 재미를 준다.

그러나 아심의 약물복용사건 이후 전개되는 후반 15분은 진부하고 지루하다.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