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해 신생아 수는 60만명.

이 가운데 2만4천~4만8천명(6~8%)이 미숙아로 태어난다.

과연 이 중 얼마나 부모나 사회로부터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을까.

2일 방송되는 MBC스페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기"(연출 이강국,오후 9시55분)의 주인공 최지원 양은 정상 신생아(3.5kg)의 7분의1 크기(4백68g)로 태어난 미숙아.

정상아였다면 다음주에나 세상과 첫 대면을 하게되지만 지원이는 벌써 백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작진이 카메라에 담은 어린 생명의 지난 90여 일간의 힘겨운 싸움은 새삼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준다.

지난 3월2일,지원이는 서울 중앙병원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정상아인 동생과 달리 지원이의 몸무게는 4백68g.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아이를 보고 의료진과 부모 모두 처음에는 어쩔줄 몰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5백g 미만의 미숙아가 살아남은 적이 없다는 의료기록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살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이는 인큐베이터안에서 인공호흡기에 매달려 매일 눈물 한방울(0.5cc)만큼의 특수우유를 먹으며 버겁게 버텼다.

몸무게가 3백70g까지 떨어지고 망막증으로 전신마취 수술을 받는 등 여러 고비를 넘긴끝에 지원이의 체중은 1천3백g으로 늘었다.

"매일 체중이 20g씩 늘고있는 만큼 이제 2차 감염만 피한다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지원이를 돌보고 있는 중앙병원 피수용 교수팀의 진단이다.

이강국 PD는 우연히 병원을 찾았다 미숙아로 태어난 자식을 살리기위해 혼심의 힘을 쏟는 지원이 부모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다큐멘터리를 결심했다.

그는 "국내 의료현실상 대부분의 비용이 개인부담으로 돌아가는데다 살아남더라도 장애아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에게 살 기회를 주겠다는 지원이 부모를 보면서 숙연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