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봉하는 "개 달리다"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일본판과 흡사하다.

무자비한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야쿠자두목의 구린 구석을 쫓는 줄거리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개 달리다"의 형사는 부패경찰의 표본이라는 점.도박장 매춘 마약 등 온갖 범죄 현장에서 돈을 챙기는 것은 물론 야쿠자두목에게 정보를 흘리는 댓가로 돈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그의 애인을 탐하는 악질형사다.

영화는 유흥가인 신주쿠를 무대로 일본의 밑바닥 인생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일본영화 개방이후 줄줄이 들어온 작품들은 하나같이 수작들이면서 밝은 측면을 그린 영화였다.

이에 반해 "개 달리다"는 일본의 이면세계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감독은 재일동포 2세인 최양일.

일본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보고 느낀 3류인생들의 밑바닥 인생을 파헤쳤다.

중국에서 건너온 밀입국자와 이들을 미끼로 돈을 뜯고 불법 매춘과 마약 도박을 일삼는 야쿠자 조직등 신주쿠의 밤무대를 생동감있게 그렸다.

신주쿠경찰서에 근무하는 악질형사 나카야마는 한국인 정보원 히데요시와 결탁해 야쿠자조직에 단속정보를 흘려주고 돈을 받는다.

나카야마는 상해출신 창녀로 야쿠자두목의 애인인 모모와 관계를 맺지만 두사람의 관계를 눈치 챈 두목이 모모를 살해한다.

두목은 조직을 지키기 위해 히데요시에게 권총 운반책을 지시하지만 살해현장에 나타난 히데요시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대낮에 신주쿠거리를 총을 쏘며 도망가는 히데요시와 경찰간에 쫓고 쫓기는 상황이 벌어진다.

감독은 쫓기는 히데요시와 그를 쫓는 경찰을 개에 비유해 "개 달리다"라는 독특한 제목을 붙였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